3D 프린터로 약 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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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02-01 09:48 조회1,385회 댓글0건본문
"약국에서 약을 처방받는 게 옛말이 된다고? "
영국 연구진이 3D프린터를 활용해 화학 의약품을 찍어내는 데 성공하면서 약사가 아니어도 누구나 집에서 직접 자기 약을 제조하는 시대를 예고했다.
리로이 크로닌 영국 글래스고대 화학과 교수 연구팀은 "3D프린팅 기술로 네 가지 서로 다른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다단계 반응기를 출력했고 이를 이용해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화합물로 의약품 등 복잡한 화학제품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여러 가지 종류의 시약과 용매를 정해진 순서와 횟수에 따라 차례로 집어넣고 여과와 증발 등 12단계를 거쳐 원하는 완제품을 얻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다발성 경화증을 치료해주는 근육 이완제 '바클로펜'과 역류성 식도염, 위궤양 치료제 등을 효과적으로 출력했다.?
이 같은 성과는 지난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렸다.
3D프린터는 이미 여러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신발과 자동차 부품, 총기뿐만 아니라 사람의 혈관 등 인체 조직까지도 인쇄 출력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대규모 설비 없이 독립적으로 화학반응을 유발하고 약까지 합성할 수 있는 반응기를 출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크로닌 교수가 2012년 '네이처 케미스트리'에 반응기를 만들었다고 발표한 적은 있지만 당시에는 에틸벤젠 같은 화학제품만 합성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복잡한 구조로 돼 있는 의약품까지 개발할 수 있을지에 의구심이 들었지만 이번에 3D프린팅에 기반한 약물 제조기 출력에 성공하면서 제약 산업에 적지 않은 파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수급 불균형 없이 그때그때 수요에 맞게 생산량을 조절하는 주문형 생산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인 자본 투자 없이도 개인 맞춤형 약물 제조가 가능해지면서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아 중단됐던 의약품도 상업적 생산을 재개할 수 있다. 또 우주 탐사 등 특수 미션에 필요한 약품을 소량 생산하는 데도 적합하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크로닌 교수는 "화학 제조 능력을 널리 보급하고 의약품 생산 진입장벽을 낮춰 민주화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 같은 접근법이 화학 디지털화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위험한 약물을 합성하기도 쉬워지는 만큼 약물 오남용 등 부작용에 대한 염려도 나온다. 반응기가 의도한 약물만 생산하는지도 자신하기 어렵다. 크로닌 교수는 "마지막에 약효를 최종 검증하는 절차를 마련한다든지 안전장치를 두면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