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플부터 완제품 대량 생산까지, 산업용 3D 프린팅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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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10-26 10:11 조회2,193회 댓글0건본문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해 제조업 현장은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다양한 변화가 진행 중이다. 3D 프린팅 산업은 그 중심에 있다. 업계에 따르면 3D 프린팅 시장은 2019년까지 전 세계 105억달러(약 11조8650억원) 규모, 국내 5082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중국에서는 3D 프린터를 활용해 집을 건축하는 기술까지 개발되는 등 응용 기술이 진일보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12월 3D 프린팅진흥법이 시행되는 등 정부 차원에서 산업 활성화 정책이 추진 중이다. 지난 24일 대구 혁신도시에 위치한 첨단정보통신융합산업기술원(이하 IACT)을 찾았다. 현장에서 3D 프린팅 기술이 활용되는 사례를 직접 들어봤다.
3D프린팅 기술을 연구하는 IACT 3D융합기술지원센터는 최근 HP의 3D 프린터 ‘젯퓨전’ 솔루션 시스템을 구축했다. 국내에선 가장 먼저 이 장비를 도입했다. 기존 제품에 비해 제작 속도가 최고 10배 빨라졌다.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말 재활용률이 높아 제작비도 줄어들었다. 이전까지 제작 단가가 맞지 않았던 다양한 제품을 시도해 볼 여지가 생겼다.
HP코리아 3D프린터 사업부 김도형 이사는 “HP 젯퓨전의 경우 분말 재활용 비율이 80대20이다. 기존 제품은 분말 재활용률이 최고 50대50이기 때문에 재료비를 30% 이상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다. 장비의 가격도 저렴하다. 쿨링시스템을 포함한 가격이 3억5000만원이다. 경쟁사 제품은 6억5000만원에서 7억원에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3D 프린팅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맞춤형 제작이다.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를 추구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분야가 의료?바이오다. 향후 가장 큰 성장(연평균 18.2%)이 예상되는 분야기도 하다.
특히 3D 스캐너를 통해 환자의 몸에 꼭 맞는 재활기구(깁스)를 구현할 수 있다. IACT는 최근 대학병원에서 의뢰를 받아 발목에 착용할 수 있는 치료용 보호대를 제작했다. 그물망 형식으로 제작해 통기성이 높고 무게도 가볍다. 발뒤꿈치 부분을 제거하는 등 환자의 요구에 맞는 부분적 변형도 가능하다. 환자가 임의로 재활기구를 제거해 치료 속도가 늦어지는 것을 막는 기술도 연구 중이다. 의사가 아니면 제거할 수 없는 구조로 제작하는 것이다.
IACT는 시제품 제작뿐 아니라 대량으로 완제품을 생산하기도 한다. 퓨전소프트의 의뢰를 받아 선량계, 계측기 케이스 400개가 이런 방식으로 생산돼 군에 납품됐다. 전체 생산 시간이 적게 걸리고 장비를 생산하기 위한 시설 구축비용이 들지 않는다.
전통적 생산 방식은 통상 금형 제작에만 3000만원 이상 비용이 들어간다. 3D 프린팅은 재료비가 전통적 생산방식보다 비싸더라도 실제 전체 제작비는 훨씬 적어진다. 소규모 생산에서도 손익분기점을 확보할 수 있다. 결합부위가 없으므로 조립식보다 제품 강도도 훨씬 강하다.
“앞으로 3D 프린터가 나가야 할 방향은 시제품이 아니라 파이널 파트, 완제품으로 나가야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산성이 좋고, 빨리 만들어야 합니다. 이번에 도입된 HP 3D 프린터는 시간을 굉장히 줄여줬습니다. 기존 장비 같은 경우 만든 시간만큼 쿨링(냉각)을 시켜줘야 했습니다. 아니면 파트가 일그러지거나, 변형이 옵니다. 그런데 이 제품은 패스트쿨링이 가능하다 보니 파트 제작 시간뿐 아니라 후처리 시간이 굉장히 짧아졌습니다.”(IACT 3D융합기술지원센터 박재현 센터장)
한국 제조업 산업현장은 전반적으로 새로운 기술 도입에 다소 보수적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19년까지 국내 3D 프린팅 시장 연평균 성장률 추정치는 22.9%로, 전 세계 평균 31%에 비해 낮은 편이다. 원인은 활용 수요 부족 및 시장 미성숙이다.
그래서 IACT는 산업 현장에 직접 찾아가 적극적으로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제작 공정에서 어떤 단계에서 3D 프린팅 기술을 도입하면 효율적인지 설명하고 저변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대구가 특화돼 있는 의료?바이오, 자동차 부품 쪽 업체들이 주요 타깃이다. 최근 3D 프린팅을 통해 제작된 자동차 부품 샘플을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자동차 바퀴 휠 판매하시는 영업 사원들을 보면 자동차 트렁크에 무거운 휠을 싣고 다닙니다. 실제 휠과 똑같은 모양의 샘플을 3D 프린터로 제작하고 도색해 영업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각종 휠 샘플을 007가방에 넣어 다니면서 간편하게 영업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내서 제안하려고 합니다. 오는 12월에 열리는 대구 자동차 전시회에서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습니다.”(IACT 3D융합기술지원센터 박재현 센터장)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